이제 남은 건 정부와 국회의 결단이다!

실험실 폭발 사고 학생 구제를 위한 경북대 총장의 책임감 있는 결정을 환영하며


대학은 학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지난 5월 6일 대학원생노조는 사고 피해자 가족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 경북대 총학생회와 경북대의 교수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진 뒤 총장실에 항의방문했다. 총장단이 사고 피해자의 치료를 끝까지 책임질 것을 요구하면서 그 자리에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가족을 비롯한 경북대 구성원들과 총장단은 14시부터 23시50분까지 수 시간 논의를 이어갔고, 마침내 경북대 총장은 사고 피해자의 치료비 전액을 지급 보증하기로 약속하였다.

대학원생노조는 피해자의 치료비 지급 보증이라는 책임감 있는 결단을 내린 경북대 총장의 결정을 박수로 환영하는 바이다. 이번을 계기로 경북대 본부와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사고 피해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대학 실험실 안전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할 때

이번 사건은 대학원생들의 연구 활동이 제도적으로 얼마나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대학은 대한민국 연구ㆍ실험 기관 중 8%의 비중밖에 되지 않지만, 전국 실험실 사고의 80%가 발생하는 곳이다. 이제는 정말 실험실 안전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대학은 지금의 형식적인 안전 교육/점검을 넘어 보다 실질적인 안전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안전 교육을 보다 내실화하고 충분한 안전 전문 인력을 대학 곳곳에 배치하여 연구책임자와 안전담당자의 체계적인 기획과 관리 하에 연구실 안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숨겨진 포인트는 중대재해사고의 실험실 재해보험(연구자보험 및 경영자책임보험 등) 보장성 문제라 할 수 있다. 산재보험이 치료비 전액 지원과 산재기간 동안의 급여 지급을 골자로 하는 풍부한 보장성을 갖춘 반면, 현재 대학원생에게 적용되고 있는 보험은 중대재해사고 발생 시 거액의 치료비를 전혀 보장하지 못한다.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을 중복 가입하는 것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며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학원생들의 연구를 하나의 노동으로 인정하여 산업재해보험의 보호범위 안으로 적용시키는 것뿐이다.


대학원생 연구노동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우리 사회는 대학 실험실을 학습의 공간이자 연구ㆍ노동의 공간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실험실에서 학업과 노동을 병행하는 학생들 역시 학생이면서 노동자이다. 학업과 노동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면 두 가지 모두의 권리를 인정하면 된다. 피교육자와 노동자 지위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수련의, 현장실습생 등 유사 제도, 판례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여 대학원생 연구노동환경 개선책을 신속히 도모하라

이제 남은 건 국회와 정부의 몫이다. 21대 국회와 교육부, 과기부, 고용노동부는 부디 합심하여 노동기본권 보장을 골자로 하는 대학원생의 연구노동환경 안전과 처우개선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 대학원생노조 역시 대학원 연구실환경의 안전제고와 대학원생 권리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0. 05. 0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