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센터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2018년 말,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의 교수가 주최한 술자리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법전원 학생이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믿을 수 있는 학내 인권센터로 찾아갔다. 그러나 인권센터는 피해자의 방문부터 지금까지 고통만 주고 있다.


학교는 한 번도 피해자의 편에 선 적이 없었다

인권센터 피해접수는 피해자에게 구제 방안이자 희망이다. 그러나 인권센터는 절차와 규정에 대해 성급하게 정보를 전달하여 피해자가 인권센터에 가해자에 대한 징계요청신고를 하는 동시에 형사 고소장을 접수하도록 안내했다. 또한, 가해자가 ‘전관변호사를 선임했다’, ‘변호사비용에 돈을 많이 썼다’는 등의 상황을 계속 전달하여 피해자를 압박했다. 피해자와 협력하여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을 이끌어야 할 인권센터가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2차 가해를 저지른 것이다.

인권센터는 2019년 4월 9일, 1차 가해자에 대한 징계요청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곧 징계가 이행될 것이라고 피해자를 기만하고, 규정에 없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할 수 있는 기간을 설정’하여 한 달간 절차를 지연시켰고 이를 피해자에게 알리지조차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 학교는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일상에서 계속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든 절차는 철저히 피해자를 배제한 채 진행되었다. 학교 측에서는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 피해자의 항의에 법전원의 A교수는 ‘왜 학교가 학생에게 일일이 그런 것까지 알려야 하느냐’로 답변했다.

피해자보호조치를 요구한 법전원 교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교수들에게 비난과 모함이 쏟아져 인권침해진정서를 인권센터에 제출했지만, 오히려 인권센터 측은 피해 교수들에게 법전원과 공동체를 해친 것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피해 교수가 항의하자, 인권센터 측은 공개사과부분은 사무처리상 ‘착오’가 있었다며 공개사과 부분이 삭제된 수정의결서를 보냈을 뿐 애초에 요구했던 공개사과문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언론에서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전남대의 피해자보호조치 미흡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자. 법전원의 A교수는 피해자에게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겠으니 가해자와 그 지인들과 함께 출석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후 비판적인 기사들이 나오자 공개토론회를 미룬다고 공지했다.

또한, 피해자가 재판을 위해 인권센터에 2019.03.08.이후의 가해자의 인권센터에서의 일체의 진술을 요구하자, 인권센터는 자료를 일절 제출하지 않겠다고 답변하였다. 1차 가해자에 대한 사건은 인권센터가 이미 징계요청결정을 내려, 절차가 완료된 사안이다. 피해자인 신고당사자에게 해당 사건의 열람, 등사가 허용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인권센터는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행동하라!

인권센터는 학생의 인권보호를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인권센터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학교 소속 교직원이며, 조사위원회가 열렸을 경우 위원들로 참석하는 사람들도 다름 아닌 내부 교수들이다. 따라서 학교의 이미지를 위해 쉬쉬하고 공론화를 꺼리며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향이 있다. 언론에 사건이 보도되자 피해자를 필참시켜 공개토론회를 진행하려 한 것과 인권센터 징계위원인 B교수가 수업 중 피해자 실명을 거론하며 당연한 신고행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 행동도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인권센터의 불명확한 정체성과 중립 부재는 처리 과정 중 피해를 신고한 학생에게 계속 2차 가해를 할 뿐이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하는 인권센터는 전혀 제 기능을 하지 않고 있으며, 법전원은 인권센터에 사건 해결을 촉구하기는커녕 은폐하려고 한다. 인권센터는 인권을 찾아야하는 피해자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피해사실을 인권센터에 신고해야 하는데 현재는 인권센터를 신고해야 할 지경이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듯 학내 인권센터 또한 사건 처리 과정에 있어서 학교 이미지나 교원 간 이해관계보다는 학생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대학 내 인권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존재 이유와 목적, 방향성을 명확하게 알아야 하며,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피해자를 위해 위치하고 그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인권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한 기본이다.

우리는 인권센터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규정을 만들어 피해자의 인권을 지켜주길 바란다. 규정 운운하기 전에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먼저 다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2차 가해를 방지하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어 학내 구성원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기관으로 행동하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는 전남대학교가 다음의 요구에 즉각 따를 것을 요구한다.

하나, ‘성폭력 가해자‘2차 가해자를 징계하라!

하나, ‘인권센터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즉각적인 피해자 보호조처를 마련하라!

하나, ‘전남대 법전원’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 대한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라!

2020. 05.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