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는 성폭력 피해자와 그 연대인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전남대 성폭력 피해자 보호 권고 결정문을 환영하며-

지난 2018년 12월, 학생 간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전남대학교 총장은 2019년 10월 피해 학생 앞에서 보호 조처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가해 학생과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다가 피해자가 수강을 포기하는 학습권 침해, 같은 해 11월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성폭력 사건 은폐 의혹을 문제 삼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자 학교와 교수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교원이 가진 권력을 이용하여 공개토론회를 열려 하면서 피해자의 참석을 종용하는 등의 2차 피해가 이어지도록 총장은 손을 놓고 있었다. 또한, 인권센터와 법학전문대학원은 신고인인 피해자에게 그 어떤 고지도 없이 징계 결정 이전 조정 절차를 개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공문을 인권센터에 발송할 때까지도 피해자에게 해당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다. 피해당사자의 조정 의사 확인 없이, 개시되고 종료될 때까지 미고지 상태로 진행되는 조정 절차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법학전문대학원과 총장 직속 기구인 인권센터 간에 공문이 오가는 사이 피해자는 안전할 권리와 학습권, 신고인으로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침해당하며 고통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20년 9월 2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사건에 대해 “전남대학교 총장에게 인권센터와 법전원에 대하여 각 기관경고 조치를 할 것과,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분리조치, 조정 절차 등과 관련된 규정을 정비할 것과, 법전원 교수들에 대하여 의무교육인 성폭력 예방교육에 성인지 감수성 부분을 특히 강화하여 실시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문을 발표하였다. 국가인권위가 대학 안에서 구조적으로 자행된 2차 피해에 총장이 책임질 것을 분명히 공고함으로써 피해자의 고통이 경감될 수 있는 길이 열린 데에 환영을 보낸다. 이번 결정문은 특히, 피해자를 무시한 채로 진행되었던 조정 절차에 관해 대학의 책임이 있음을 적시하고, 피해자에게 연대하였던 이들에게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했던 교수가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이놈에게 책임추궁”을 하겠다며 비난한 일을 인격권 침해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교원의 권력을 이용하여 공개토론회를 열고자 하고 피해자의 참석을 요구하기는 한 일에 피해자가 받았을 심리적 압박은 인정하나, 공개토론회가 결과적으로 개최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2차 가해로 인정하지 않았음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 이는 피해자가 1차 피해 이후로 감내해야 했던 일련의 폭력적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단순히 사건의 부분적 결과에만 주목하여 해당 교원의 가해 행위를 눈감아 준 것과 다름없다.

전남대학교 총장은 2019년에 피해자 앞에서 약속했던 바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라. 그리고 자신의 책임을 방임하여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그에 연대한 이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그 사과가 더 나은 대학 공동체 문화를 위해, 자신들이 외쳐온 공익과 인권을 위해 반드시 행해져야 함을 더는 외면하지 말라. 대학원생노조는 피해자가 언제나 그의 자리였던 곳으로 돌아가 또 다른 피해와 불이익 없이 대학원생으로서 전문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날까지 그의 곁에 함께 할 것이다.


2020. 09. 29.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